물은 세포 전체 중량의 70∼90%를 차지하는 생물체에 가장 많이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며 생명에 필수적인 것이다. 세포가 소비하는 영양물질, 그것을 산화하는데 필요한 산소, 그 결과 생기는 노폐물은 모두 물에 용해되어 운반된다. 물은 생체의 용매로서 우수한 성질과 특이한 성질이 가지고 있다. 물 분자의 기하학적 및 용매로서의 특성은 생체계의 특성을 결정하는데 주된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생체성분들은 물에 용해되어 산이나 염기로 작용할 수 있는 원자단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물질들의 생물학적 활성은 대부분 산이나 염기로 작용할 때 나타난다. 혈액과 세포내에 들어 있는 액체에는 산 또는 염기로 작용하는 여러 가지 물질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사활동에 의해 H+의 농도가 끊임없이 변화하여 이 물질들에 영향을 주고 있다. 그래서 생체내에는 pH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완충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완충계가 교란되면 pH 유지와 관련된 항상성(homeostasis)이 파괴되어 생명현상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1. 물의 화학적 특성
(1) 물의 분자구조와 성질
1) 물분자의 극성
화학결합에서 서로 다른 원자들이 전자를 공유할 때 전기음성도의 차이 때문에 동일하게 분할하지 않으며 이로 인하여 전자가 불균일하게 분포하는 결합은 극성을 나타낸다. 화학결합에서 원자가 전자를 끌어당기는 경향을 전기음성도(electronegativity)라 한다. 불소(4.0), 산소(3.5), 질소(3.0)는 모두 높은 전기음성도를 가지며 탄소(2.5)와 수소(2.1)는 거의 같은 전기음성도를 가지지만 불소, 산소, 질소보다는 낮은 전기음성도를 가진다.
물 분자의 O-H 결합에서 산소와 수소의 전기음성도를 비교하면 산소가 전기음성도가 더 크므로 전자를 더 많이 끌어당긴다. 산소와 수소 사이의 전기음성도 차이는 부분적으로 양과 음의 전하를 띠게 하므로 O-H 결합은 극성결합이다. 메탄의 C-H 결합에서처럼 전기음성도 차이가 매우 작은 경우에 결합의 전자 분포는 거의 같고 결합은 비극성이다. C-O 결합은 탄소와 산소 사이의 전기음성도의 차이 때문에 극성이다.
극성결합을 가지는 분자라 하더라도 기하학적 특성 때문에 비극성인 경우도 있으며 이산화탄소가 그 예이다. 두개의 C-O 결합은 극성이지만 CO2 분자는 선형이기 때문에 한 결합에서 전자에 대한 산소의 인력이 동일해지고 분자의 다른 쪽에 있는 산소에 의한 전자의 반대 인력에 의해 소멸된다. 그러나 물은 105°의 결합각으로 분자가 꺾여져 있고 두 결합에서 전자의 불균일한 분할은 CO2에서처럼 소멸되지 않는다. 그 결과 결합에 있는 전자는 분자의 수소말단에서 보다 산소말단에서 더 많이 존재하게 된다. 양성 및 음성말단이 있는 분자를 쌍극자(dipole)라 한다
2) 물의 용매특성
물의 극성은 이것의 용매특성에 큰 영향을 준다. KCl과 같이 완전히 이온화하는 이온성 화합물과 에탄올이나 아세톤과 같이 부분적으로 전하를 띠는 극성화합물은 물에 녹는 경향이 있다. 이것은 다른 전하 사이에 정전기적 인력이 작용하여 물 쌍극자의 음극 말단은 양이온이나 다른 쌍극자 물질의 양성 부분을 끌어당기고 물분자의 양성 말단은 음이온이나 다른 쌍극자 물질의 음성 쪽을 끌어당기기 때문이다(Fig. 1 참조).
이로 인하여 두 전하는 보다 낮은 에너지를 가지게 하고 에너지의 저하는 보다 안정한 계를 만든다. 물에 쉽게 녹는 극성화합물은 alcohol, amine, 유기산 등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산소나 질소와 같은 전기적으로 음성인 원자를 함유하는 작은 유기분자이다. 이들 분자의 쌍극자와 물 쌍극자 사이의 인력은 용해하는 경향을 만든다. 이온성과 극성 물질은 이 경향 때문에 친수성(hydrophilic)이다.
탄화수소는 비극성이다. 비극성화합물에는 화합물의 용해도에 영향을 주는 적당한 이온-쌍극자 또는 쌍극자-쌍극자 상호작용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들은 물에 녹지 않는다. 비극성분자와 물분자 사이의 상호작용은 쌍극자 상호작용보다 약하다. 물분자의 영구적인 쌍극자는 이들 결합에서 전자의 공간적인 배치를 왜곡시킴에 의해 비극성 분자에서 일시적인 쌍극자를 유도할 수 있다.
물분자의 영구적 쌍극자와 비극성분자의 유도된 쌍극자 사이에서의 정전기적 인력을 비교하면 영구적 쌍극자가 훨씬 강하다. 이 때문에 물과 비극성분자의 회합은 물분자 자신들의 회합보다 매우 적게 존재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비극성분자는 물에 녹지 않으므로 소수성(hydrophobic)이다. 비극성의 고체는 물에 녹지 않을 것이고 비극성 액체와 물은 두 층으로 분리될 것이다(Two-layer system).
어떤 분자는 극성(친수성)과 비극성(소수성) 부분을 모두 가질 수 있으며 이런 형태의 분자에서 한 부분은 물에, 다른 부분은 비극성 환경에 녹으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양친매성(amphipathic)이라 한다. 극성의 카르복시기와 비극성의 긴 탄화수소 부분을 가지는 지방산이 양친매성 물질 대표적인 예이다. 머리 부분을 이루는 카르복시기는 1개씩의 탄소 및 수소원자와 2개의 산소원자를 함유하므로 극성이 강하고 카르복시 음이온(COO-)을 형성할 수 있다. 꼬리를 이루는 분자의 나머지 부분은 탄소와 수소만 함유하므로 비극성이다. 이러한 물질이 물 속에 존재하게 되면 극성의 머리 부분은 수용액 환경과 접촉하고 있고 비극성의 꼬리 부분은 물로부터 축출되어 미셀(micelle)이라는 구조를 형성하는 경향이 있다(Fig 2 참조)
비극성 분자들 사이의 상호작용은 일시적인 쌍극자와 유도된 쌍극자 사이의 인력에 의존하며 이 인력은 매우 약하다. 일시적인 쌍극자는 이웃한 분자에서 또 다른 쌍극자를 유도할 수 있으며 이러한 회합은 수명이 짧고 상호작용 에너지는 작다. 이러한 일시적 쌍극자와 유도된 쌍극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van der Waals bond라하며 물리화학에서는 London force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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