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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음식문화 | 몽골의 음식문화

곰뚱 2021. 7. 7.

 

 

 

전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국인과도 유사한(몽고반점) 몽골

한 나라를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요소는 무엇일까요? 많은 요소가 있겠지만 ‘문화’, 그 중에서도 음식은 그 나라를 대표하는 얼굴이라 생각합니다. 지역마다 생활방식이 다르듯 지방마다 음식의 특색 또한 가지가지죠. 음식은 그 나라의 기후, 사고방식, 전통과 생활이 고스란히 녹아 있습니다. 그래서 지리적 특성과 역사, 문화와 예절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몽골은 중앙아시아 고원지대에 위치한 내륙국가로서 남쪽으로는 중국, 북쪽으로는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과 접경하고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초원이 남쪽으로는 국토의 40%나 되는 사막을 갖고 있죠.

 

4계절이 있긴 하지만 대략 6∼8월 여름을 제외하면 대부분 건조하고 춥습니다. 겨울은 말할 것도 없는 살인추위가 몰아닥치죠. 또한 강수량이 적고 매우 건조하여 농업에는 적합하지가 않습니다. 근래에는 유목민의 숫자가 줄고 정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농경도 하지만 밀, 감자, 당근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몽골은 항상 춥기 때문에 지방 함량이 높은 육식을 주식으로 합니다. 그래서 채소 먹는 걸 가난한 사람이 먹는거라며 등한시하는 풍조도 있었죠. 최근에는 채소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 도시를 중심으로 섭취량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채소 값이 껑충 뛰어 오히려 가난한 사람들이 먹지 못하게 변하고 있다네요. 예를 들면 김치의 경우는 상류층이나 먹을 수 있는 고급 음식이라고 합니다.

 

몽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전 말을 타고 초원을 누비며 정복과 약탈하며 세계를 정복한 ‘칭기스칸제국’이 떠오릅니다. 어떻게 그들은 세계를 정복할 수 있었을까요. 해답은 독특한 생활문화와 음식문화에 있습니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급입니다. 전선이 길어지면 공격측은 불리하게 됩니다. 몽골인들은 유목생활을 하며 먼 거리를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여러 가축을 다루는데 능했고, 최대한 부피와 무게를 줄이는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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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몽골사람들은 말 한 마리를 잡아 말린 다음 가루를 냅니다. 그런 다음 잡은 말의 위를 자루로 만들어 육포가루를 넣어주면 말 한 마리가 농구공만한 크기의 위에 다 들어갑니다. 이 육포가루를 넣은 위 주머니를 길게 늘여 어깨나 말에 메고 이동하다가 배가 고프면 물을 끓여 육포가루를 뿌리고 소금만 쳐서 스튜나 탕을 해먹었습니다. 육포 외에도 말의 젖으로 우유, 치즈, 요구르트를 만들어 병사 개개인이 휴대하고 다녔으며, 말의 생고기나 피로부터는 육포에서 섭취할 수 없는 다양한 영양소들을 섭취하였습니다.

 

이렇듯 식량 보급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진 몽골은 그야말로 파죽지세로 적을 몰아부쳤고 적들은 몽골의 기동성에 당황하거나 미처 대비를 못해 그들을 두려워하며 차례대로 쓰러져갔습니다. 이 이야기는 독특한 생활문화와 음식문화가 ‘특정상황에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입니다. 지금도 몽골 유목민들에게는 말은 ‘생명줄’입니다. 말 젖은 그대로 식량이고, 술을 담아 마유주로 마시고, 치즈를 만들고, 고기를 말려 비상시에 먹습니다. 말똥은 유일한 땔감이 되고, 그리고 달리는 말은 그들의 발이 됩니다.

 

그렇담 몽골의 유목민족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사납고 호전적인 야만인?! 사실 대부분의 몽골 사람들은 수줍음이 많고 과묵하며, 관대하다고합니다. 그러니 몽골처럼 낯선 이방인이 아무 거리낌 없이 환영받는 나라도 드물다는 말도 나오지요. 그렇다면 어째서 몽골인들은 낯선 이 들을 반기게 됐을까요? 기름진 초지를 찾아서 이동하는 유목민들은 이동 중에 누군가에게 숙소와 음식을 제공받고 또 누군가에게 그만큼을 베풀어 줍니다. 연고가 있든 없든, 안면이 있든 없든 모든 유목민들은 그렇게 살아갑니다. 

 

몽골이라는 거대한 자연 속에서는 누구나 길을 잃을 수 있고, 허기와 추위와 맹수로부터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죠. 더구나 몽골인들은 반경 50킬로에 한 가구 정도가 유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처럼 마을과 마을은 엄청난 간격으로 떨어져 있습니다. 그러니 천신만고 끝에 만난 ‘게르(몽골인 전통가옥)’에서 숙식을 거절당한다면 그 나그네는 죽을게 자명하죠. 그러니 손님을 환대하고 또 자신이 또 다른 ‘게르’의 손님이 되어 살아가는 방식은 거대한 초원 위에 흩어져 유목의 형태를 유지하며 살아가는 유목민 나름대로의 합리적인 풍습인 샘이죠. 그러한 풍습이 몇 백 년 동안 이어져 오면서 낯선 손님에게 호의를 베푸는게 당연시 된 거랍니다.

 

참 멋지지 않습니까? 넉넉하진 않지만 귀한 인연을 만난 걸 기뻐하고 대접하며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다니! 참 부러우면서도 선뜻 이해하기 힘든 문화입니다.

 

위처럼 몽골인들은 드문드문 거주하는 지역, 호된 기후와 유목생활의 특수성이 사람들의 행동과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 등에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명절 때 타인의 ‘게르’를 방문하면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만큼 후한 음식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잘 아는 사이라고 해서 베푸는 호의가 아니라 누구의 집에 들어가도 모두 그렇게 대접해 주기 때문에 사양하는 것이 오히려 실례라고 하네요. 그러니 관광객들도 감사의 뜻으로 ‘최소한의 예의’를 알아볼까요?

 

일단 ‘게르’에 방문하실 때에는 큰 소리로 “개를 묶어주세요”라고 말하셔야합니다. 몽골개는 야생성이 강해 공격성향이 강하다고 합니다. 개가 없어도 손님이 온다는 것을 집주인에게 알려주기 위한 일종의 ‘인기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이리 오너라!~”처럼 말이죠.

 

‘게르’란 무엇일까요? 일종의 천막입니다. 유목생활에 적합한 다용도 주거로 분해와 조립이 간단하면서도 겉은 양털소재의 팰트라 불리는 천이 덮여있어 따뜻한게 특징이죠. 게르 중앙에는 몽골인들이 특별히 의미를 부여하는 난로가 있는데, 내부를 따뜻하게 하는 단순한 목적외에 난로는 조상과 가족의 유대를 상징합니다. 몽골의 겨울은 혹독하리만큼 춥기 때문에 집안의 난로를 지키는 것은 가족들이 따스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는 곧 가정의 훈훈함과 평화를 지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신성시여기는 난로를 향해 발을 뻗거나 쓰레기를 버려서도 안 되며, 불 가까이 아주 날카롭고 뾰족한 것을 향하게 해서도 안 되겠죠. 가끔 한국관광객 중 “화롯불이네!”하며 담배꽁초를 던지는 사람도 있다는대 안 될 일이죠!!

 

손님이 오면 몽골인들은 먼저 상대방에게 자리에 앉을 것을 권한다음 ‘수태차’라고 해서 우유색깔보다 약간 진한 차를 줍니다. 무조건 한입이라도 마시고 내려 놓아야합니다. 몽골에서는 적어도 한번은 맛을 보는 게 음식에 대한 예의라고 여기기 때문에 이미 배가 부른 경우나, 혹은 느끼해서 도저히 먹지를 못하겠다면 음식을 하나 입에다 넣어 맛을 본 후 적당한 핑계를 대며 음식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맛을 본 시점에서 최소한의 예의는 지킨 셈이니까요.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금기 사항이 있기 마련입니다. 몽골인들은 예로부터 자연을 벗삼아 가축을 키우면서 살아왔기 때문에 자연을 경배하며 가축을 사랑하는 민족이죠. 몽골인들은 이러한 사항을 잘 모를 수 있는 외국인에게는 관대한 편이니, 우리가 기본예절을 지키고 행동을 신중히 한다면 서로를 신뢰하고 존중하게 될 것입니다.

 

이제 예절도 알았으니 본격적으로 음식을 알아볼까요? 몽골음식은 한마디로 “차강이데라고 불리는 하얀 음식과 ‘올랑이데’라 불리는 빨간 음식의 보완과 순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얀 음식

5종 가축의 젖으로 만든 각종 유제품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여름에서 가을까지 충분히 짜낸 우유로 여러 가지 유제품을 만들고 1년 내내 먹는 음식입니다. 몽골인들은 차가운 물을 먹지 않고 데운 차나, 대표적인 차강이데 중 하나인 ‘아이락’을 먹습니다.

 

몽골인들이 즐겨 마시는 것은 ‘수태차’로, 찻잎을 조금 떼어내어 끓인 다음에 소금과 우유를 넣어서 만듭니다. (우유녹차라고나 할까요?) 위에서 언급했듯 몽골인들이 가장 즐겨 마시는 만큼, 손님에게 가장 먼저 내오는 것도 바로 이 수태차입니다. 몽골인들은 여름 중에는 차강이데만을 먹는데, 이러한 관습은 겨우내 육류를 많이 먹음으로써, 몸에 쌓인 노폐물들을 씻어내고, 정화하는 의미로써 행해지는거라 하네요.

 

수태차

 

대표적인 차강이데인 ‘아이락‘은 말젖을 효모로 발효해서 만드는 음식입니다. 흔히 마유주라고도 하는데 알코올 도수가 낮아 온갖 행사에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아이락‘은 건강에도 좋은데, 어떠한 독, 특히 긴 겨울 동안 침전 된 지방을 깨끗하게 해주어 신체를 강하게 해줍니다. 또한 비타민, 유기물, 미네랄 등 많은 요소를 함유하고 있어 여러가지 질병 치료에도 폭넓게 사용되지요. 몽골인들은 술 대접하기를 좋아해서 ’아이락‘을 큰 대접으로 권한다고 합니다. 

 

아이락

 

아무리 도수가 낮아도 술은 술이니 위의 예절처럼 적정선에서 사양하세요. 단! 우리나라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젖을 소화하는데 필요한 소화효소가 없어서 처음에 ’아이락‘을 먹으면 설사를 한다니 주의해야겠죠?! 단! 몽골인들도 이런 과정으로 장에 낀 노폐물을 청소 한다는 걸 상기하시고, 한번 겪고 나면 다음에는 괜찮아 진다니 너무 걱정 마세요!

 

또한, 몽골인들의 튼튼하고 건강한 뼈와 치아를 책임지는 녀석이 있으니 ‘아룰르’라 불리는 굳은 우유입니다. 수분을 빼고 공기와 햇빛에 완전히 말려 굳어진 이 녀석은 저장 기한이 거의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룰르’는 씹기가 불가능해 혀로 빨아 먹어야 한지만, 굳게 말리지 않고 부드럽고 씹을 수 있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어름‘은 새로 짠 우유를 끓여 제일 처음으로 만들어지는 유제품입니다. 젖을 끓이기 시작하면 노르스름한 막이 뜨는데 제일 처음 뜨는 막을 건져내어 응고시킨 것이 바로 ’어름‘이지요. 맛이나 질감이 우리가 먹는 버터와 비슷하며 모든 유제품들 중에서 가장 영양가가 풍부하고 만들어지는 양은 적어 아주 귀해 소중히 여겨지는 음식이랍니다. ’어름‘과 다른 유제품을 만들고 남은 맑은 액체로는 ‘타라크‘를 만듭니다. ’타라크‘는 우리의 떠먹는 요구르트와 거의 같은 것으로 맑은 젖에 효소를 넣어 발효시킨 것입니다. 무척이나 시큼하다는 군요.

 

마지막으로 ‘뱌슬라크’는 생젖을 약한 불에서 거품이 나도록 저으며 끓인 후 일정한 비율의 ‘아이락’을 넣어 같이 끓이면 액체와 고체로 분리되는데 액체를 샤르토스, 고체를 ‘에뎀’이라 합니다. ‘에뎀’을 목면포로 네모지게 싸서 무거운 것을 올려놓으면 쫄깃한 맛이 일품인 명품 치즈덩어리로 태어나게 됩니다.

 

 

빨간 음식

가축을 도살하여 얻는 육류를 총칭하는 말입니다. 원래 몽골인들은 가축이 재산이기 때문에 도살하는 것을 몹시 꺼립니다만 혹한기를 대비해야하니 어쩔 수 없지요. 가축을 도살해서 얻은 고기는 말려서 보관하는데, 이를 ‘보르츠’라고 합니다. 이 말린 고기를 가루 내어 자루에 담으면 칭기스칸 군대의 식량이 되는 거죠.

 

양고기는 몽골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로 명절이나, 결혼 등의 행사, 축제, 특별한 손님을 맞을 때 양 한 마리를 통째로 삶아서 내어 놓는데 이를 ‘허르헉’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몽골인들은 고기를 구워먹지 않고 삶아 먹는 것을 좋아하지만 이 음식은 예외랍니다. ‘허르헉’ 은 양과 염소를 통째로 잡아 감자, 양파, 무의 일종인 만징, 양배추 등 각종 야채와, 몽골의 향신료나, 양념등을 듬뿍 넣고, 불속에 뜨겁게 달군 돌과 함께 넣어 익혀 만든 요리로 양고기의 특유한 냄새가 나지 않고 고기도 연해 맛이 좋은 몽골의 전통 요리입니다. 

 

특히 고기와 함께 넣은 돌이 뜨끈뜨끈할 때 손바닥에 올려놓고 비비면 ‘신경통’에 효험이 있다고 하여 양 기름을 잔뜩 머금고 나온 뜨거운 돌을 이손 저손 옮겨가며 주무르는 데, 이것은 추위에 얼은 손을 녹이며 혈액순환을 돕는 이들만의 지혜이겠죠. ‘허르헉’은 한번 맛들이면 소고기는 쳐다도 안 볼 정도로 맛이 뛰어나다는데 꼭 한번 먹어보고 싶습니다!

 

허르헉

 

또 다른 요리로는 몽골 최고의 전통 요리로 꼽는 ‘버덕’이 있습니다, 몽골 초원에 서식하는 타르박이나 없으면 염소를 잡아서 만든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타르박이란게 조사해 봤더니 커다란 ‘야생쥐’라는군요.; 예전 유럽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페스트균을 퍼트린 1등 공신이었다고 합니다.

 

 

아무튼 이들을 잡을 때는 가죽을 벗기지 않고 목 부분만 잘라낸 뒤 내장과 고기 등을 모두 꺼냅니다. 그리고는 들쥐가죽 속에 붉은 돌을 넣은 뒤 이들의 고기 및 양념을 넣고 입구를 봉한 후 이것을 장작불에 바비큐 하듯 익히면 됩니다. 이렇게 익힌 고기는 부드럽고 연하며 맛도 뛰어나다네요. 한마디로 야생쥐 버전 ‘허르헉’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먹고 싶진 않다는거!

 

유제품인 ‘차강이데’와 육류인 ‘올랑이데’ 외에 밀가루를 이용한 칼국수와 고기만두도 많이 먹습니다. 설날이나 귀한 손님에게는 ‘보쯔’라는 고기만두를 대접 하고 가끔씩 ‘반시(물만두)’와 ‘호쇼르(튀김만두)’를 만들어 먹습니다. ‘보쯔’는 설날 때 보통 1500 ~ 3000개나 빚는데, 모든 방문객들에게 최고의 대접을 하기 위해서라지요. 하지만 ‘허르헉’이나 기타 야채와 먹 거리도 준비해야하기 때문에 ‘차강사르(설날)’가 커다란 근심거리로 대두되고 있다고 합니다. ‘호쇼르’는 손바닥만한 크기의 튀김만두인데 종종 집에서 만드는 먹거리로, 이는 몽골 인들이 점심에 차와 함께 먹는 중요한 음식입니다. 주로 쇠고기로 만들어서 한국인들의 입에도 맞는 음식이랍니다.

 

반시(물만두)와 호쇼르(튀김만두)

 

이처럼 몽골 초원민의 식탁은 여름을 정점으로 하는 <하얀 음식>과 겨울을 정점으로 하는 <빨간 음식>이라는 명료한 ‘계절성’을 갖는 두 가지 주식에 의하여 유지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가축이 가져다주는 큰 선물이죠.  

 

정리해보자면 ‘차강이데’는 겨울 내 육식으로 쌓인 노폐물 제거와 다른 영양소 섭취를 위해 여름에 먹고, ‘올랑이데’ 살인적인 겨울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열량이 높은 고기를 섭취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유목민들이 ‘생선’과 ‘나물(채소)’ 등을 먹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 얘기해볼까 합니다. 몽골의 초원이나 강가에는 식용으로 쓰이는 나물이나 야생 과일들이 많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즐겨 먹지 않습니다. 물고기도 즐겨먹지 않으며 폐병에 걸린 사람을 제외하고는 개고기도 먹지 않습니다.

 

물고기는 대체 왜? 이유는 간단합니다. 금방 배가 고파지고 영양가도 없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죠. 물고기를 먹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어떤 이는 티벳 라마교의 성물이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몽골의 국기에는 소욤보라는 문양이 있는데 “물고기처럼 두 눈 꽃꽃히 세워 나라와 민족을 보호해달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합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물입니다. 몽골은 평소에도 비가 적은 땅이지만, 서.너달씩 가뭄이 들어 초지가 까맣게 타버리는 재해를 수시로 겪는 유목민들에게 있어 물은 말 그대로 생명수입니다. 그런데 물고기를 잡으려면 필시 신성한 생명수를 더럽혀야 하니, 자연스럽게 물고기 낚시나 그물질을 멀리 하게 됐다고 합니다. 어떤가요? 둘 다 신빙성이 있지요?

 

유목민들이 먹지 않는 또 다른 한 가지 음식이 나물입니다. 육식만 하는 사람들이니 그러려니 생각하기 쉽지만 유목민들이 원래부터 육식 체질이기 때문에 나물을 먹지 않는 것일까요? 아닐 껍니다. 나물을 먹지 않는 삶을 살기위해 육식 체질이 된 것이겠지요.

 

풀도 제대로 자라지 않는 건조한 땅을 유목하면서 그들은 선택해야만 했을 겁니다. 풀을 먹고 부족한 식량과 영양분을 채울 것인지, 풀을 가축들에게 넘기고 그들에게 기대며 살아갈지. 그리고 깨달았을 겁니다. 초식동물이 살아남는다면 육식동물도 살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합니다. 과대평가일지도 모른지만 척박한 환경에서 모두가 함께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에게 내린 금기가 후대에게 물고기와 야채를 등한시하는 ‘왜곡 된 풍조’로 내려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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