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lake)는 영양 상태의 정도에 따라 빈영양호(oligotrophic lake), 중영양호(mesotrophic lake), 부영양호(eutrophic lake)로 분류한다. 그리고 자연적인 영향 또는 인위적인 영향으로 인하여 빈영양호는 중영양호로, 중영양호는 부영양호로 변화하게 된다.
빈영양호는 무기 영양분이 결핍된 상태로 산중 호수의 냉수, 모래바닥을 통과한 맑은 물 등이 여기에 속하며 식물 생육이 매우 제한적이고 물고기의 생육도 부적합하다. 이보다 약간 더 영양분이 많이 함유된 수질을 중영양호라 한다. 이런 곳에서는 일부 수서 식물의 생육이 가능하고 물은 약한 녹색을 띠며 물고기의 생육도 어느 정도 가능하다.
부영양화는 영양분이 풍부한 호수를 말하는데 여기서는 조류 및 수서 식물의 생육이 왕성하고 물고기의 생산성도 증가한다. 하지만 호수의 수질은 이미 악화되기 시작한 상태이며 더 심해지면 영양장애(dystrophy) 현상이 나타나 수중의 모든 생물이 죽게 된다. 빈영양호 상태의 수질은 깨끗하기 때문에 상수원수로 가장 적합하지만 수량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따라서 호수의 균형과 생산성으로 볼 때 조화형의 호수에 가까운 중영양호 상태의 수질이 바람직하다.
부영양화(eutrophication)라는 용어는 “영양분이 풍부하게 공급되었다”라고 하는 그리이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서 호수에 영양염이나 유기물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발생하는 수질의 악화현상을 의미한다. 호수에 유입된 영양염이나 유기물은 미생물, 식물성 plankton을 포함한 조류(algae) 및 뿌리를 가진 수생잡초등에겐 좋은 영양분이 된다.
수중에 무기 영양 물질이 다량 공급되면 조류나 수서 식물과 같은 1차 생물의 생육이 왕성하게 되고 먹이 연쇄에 의하여 2차 생물도 증가하게 된다. 또 조류나 수서 식물이 죽어서 호소 밑바닥에 퇴적하는 유기물의 양도 많아지게 된다. 이 퇴적된 유기물과 외부로부터 유입된 유기물을 미생물이 분해하면서 수중의 용존 산소를 다량 소비한다. 만약 외부로부터 영양 물질이 계속해서 공급되면 위와 같은 현상들이 반복되면서 결국 호수는 용존 산소 결핍 증상을 나타낸다.
부영양화가 극도로 진행되면 수중의 용존 산소는 모두 고갈되어 산소를 이용하는 수중의 모든 생물은 죽게 된다. 용존 산소가 없는 상태에서 모든 유기물의 잔재는 혐기성 세균에 의하여 부패되므로 물은 검고 악취가 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호수는 가속적으로 얕아지고 결국에는 늪으로 변해 버린다.
부영양화의 영양물질로는 탄소, 질소, 인 그리고 미량 원소가 있다. 탄소원은 수중의 HCO3-나 CO32-에서 공급되고, 미량 원소인 SiO2, Mg2+, Ca2+, Na+, K+ 등은 수중에 충분히 존재하므로 결국 부영양화의 제한 요소는 질소와 인이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다량의 질소와 인이 하천으로 유입되는 것을 피할 수 없으며 하수처리장의 방류수에도 상당량의 질소와 인이 함유되어 있다. 질소와 인은 도시의 하수를 2차 처리하여도 질소 50%, 인 30% 정도밖에 제거하지 못하므로 보통 처리수 중에 10~30ppm의 질소와 5~20ppm의 인을 함유한다. 특히 가정하수중 인의 대부분은 합성세제의 사용에서 온다. 다행히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부터 폐수배출시설의 방류수 허용기준 항목에 총 질소와 총 인이 추가되어 호수 등의 지역에 대하여 적용되고 있다.
부영양화는 아주 오랜 옛날 석탄과 토탄을 형성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던 것으로 결코 새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오늘날 범람하는 오염물질로 부영양화가 세계적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과거에는 주로 담수계에서만 부영양화 현상이 나타났지만 오늘날에는 하구부근, 만 그리고 대륙붕과 같은 연안의 얕은 바다에서도 부영양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바다의 부영양화는 해수 중의 적색 plankton을 급격히 증가시켜 해수를 갈색으로 물들게 하는데 이를 적조(red tide) 현상이라 한다. 적조 현상이 발생하면 수중의 산소가 결핍되어 물고기가 죽게 되거나 또는 plankton이 물고기나 조개의 입을 막아 죽게 한다. 특히 유독성 plankton이 발생하면 엄청난 재해를 발생시킨다.
우리나라 남해와 동해의 연안 지역에서는 매년 수온이 높은 여름에서 초가을까지 적조현상으로 큰 피해를 입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발생수역이 국지적이고 발생일수도 짧았으나 오염 물질의 연안 유입량이 증대함에 따라 발생지역이 광역화되었고 발생회수도 많아졌으며 장기화되고 있다. 1995년 발생한 적조현상은 남해와 동해의 연안 어장을 초토화시켰으나 이의 대책은 수온이 낮아지는 늦가을까지 기다리는 것 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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