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성마약
합성마약(designer drug)은 합법적인 약물과 구조적으로 유사한 화학물질인데 환각 작용이 있기 때문에 남용될 소지가 있는 약물들로 보통 마취제이거나 환각제이다. 예를 들어 [그림 1]에 있는 펜타닐(fentanyl)은 서블리메이즈(Sublimaze)라는 상품명으로 판매되고 있는 강력한 마취제이다. 펜타닐은 모르핀보다 150배나 더 강하지만 중독성은 비슷하고 작용시간이 매우 짧다.
미국에서 행하는 모든 외과수술에서 70% 가량은 펜타닐을 마취제로 쓰고 있다. 펜타닐 분자의 유도체들도 역시 강력한 마취제이다. 이러한 약물들은 명백히 마약 중독자에게 팔기 위해 의도적으로 합성한 것이기 때문에 처음 거리에서 선을 보였을 때부터 합성마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펜타닐 유도체들은 어느 모로 보나 헤로인만큼 강력한 마약이지만, 미국에서도 마약 단속국의 단속대상 약물로 지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합법적인 판매가 가능하였다.
과거 몇 년 동안 몇가지 펜타닐 유도체들이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발견되었다. 이러한 물질들은 차이나화이트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순수한 백색 분말에서 갈색 물질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가 있다. α-메틸 펜타닐(α-methylfentanyl)이 처음 등장하였고 그 다음으로 파라-플루오로 펜타닐(p-fluorofentanyl) 그리고 α-메틸 아세틸 펜타닐(α-methylacetylfent- anyl)의 순으로 나타났다. 1984년 초에는 모르핀보다 3000배나 더 강력한 화합물인 3-메틸 펜타닐(3-methylfentanyl)이 출현하였다. 현재 펜타닐 유도체들은 헤로인 중독자들이 헤로인 대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펜타닐 유도체들 그중에서도 특히 3-메틸 펜타닐(3-methylfentanyl)을 과용하여 죽은 사람이 일년에 100여명이 넘었다.
또 다른 합성마약군은 메페리딘(meperidine, 상품명 : Demerol) 유도체이다. 이런 것들 중의 하나가 1-메틸-4-페닐-프로피오녹시피페리딘(1- methyl-4-phenyl-4-propionoxypiperidine)으로서 약자로는 MPPP라고 한다. MPPP의 약리작용은 모르핀보다 약 3배 가량 강하며 메페리딘보다는 25배정도 강하다. MPPP는 메페리딘과 그 구조가 너무 비슷하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해야 비로소 그 차이점을 알 수 있다. 만일 MPPP 합성에서 반응온도가 너무 높거나 pH가 너무 낮으면 1-메틸-4-페닐-1,2,3,6-테트라히드로피리딘(1-methyl-4-phenyl-1,2,3,6-tetrahydropyridine)인 MPTP가 생성된다.
MPTP는 몸을 뻣뻣하게 경직시키고 언어 장애를 일으키며, 또 파킨슨 질환 증상을 유발하는 물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킨슨 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인 L-도파(L-dopa)는 MPTP 독성의 희생자들에게도 역시 치료효과가 있다. 그러나 L-도파도 그 자체가 환각과 과장된 행동 증상을 일으키는 약물이기 때문에 병증이 완전히 회복될때까지의 장기간 사용은 할 수 없다.
환각제
환각제(hallucinogen)는 뚜렷하게 환상, 망상 또는 환각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다. 메스칼린(mescaline)과 LSD는 가장 일반적인 자연산 환각제로서 메스칼린은 페요트 선인장(peyote cactus)에서 추출한다. 그리고 LSD(lysergic acid diethylamide)는 보리, 귀리 및 기타 식물에 자라는 곰팡이의 일종인 맥각이나 나팔꽃에서 추출한 리서진산(lysergic acid)을 원료로 하여 만든다. 마리화나(marijuana : 대마)는 작용이 약한 환각제 및 진정제로서 꽃이 핀 암대마초(Cannabis sativa : female hemp)의 씨, 잎 그리고 줄기를 원료로 제조한다. [그림 2]는 대표적인 환각제들의 구조식이다.
마리화나는 신체적인 중독성이 없어서 크랙과 코카인과 같은 중독성 마약에 비해 별로 관심을 끌지 못하나 심리적 의존성을 유발시킬 수 있는 마약이다. 대마 흡연자들은 마리화나를 안전한 약품이라고 생각할지 모르나 최근 연구결과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심리적 의존성과 관련된 위험성 외에 마리화나 연기와 마리화나 성분인 테트라히드로카나피놀(tetrahydrocannafinol : THC)은 폐를 손상시키고 뇌기능을 방해하며 면역계를 교란한다.
액스터시(ecstasy)는 1970년대 후반에 나타난 환각성 합성마약으로서 XTC, 아담(Adam) 또는 MDMA라고도 부른다. 엑스터시가 거리에서 합성마약으로 판매되기 전에는 일부 정신과 의사들이 정신분열증, 우울증 및 불안증세 치료등에 효력이 있음을 알고 치료에 이용하였다.
MDMA는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켜 환각 작용을 나타낸다. 신경독성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쥐를 사용한 실험결과에 의하면 MDMA는 세로토닌 신경말단을 파괴하여 장기적으로는 뇌에서 세로토닌의 농도를 감소시키는 것으로 것이 밝혀졌다.
복합약물
항우울제를 복용한 사람이 오래 묵은 치즈와 포도주를 곁들여서 식사하는 것은 좋지 않다. 항우울제는 혈압을 조절하는데 필요한 효소인 일가 아민 산화효소(monoamine oxidase)의 억제제이다. 그리고 오래 묵은 치즈와 포도주에는 혈압을 상승시키는 아민이 함유되어 있다. 일가 아민 산화효소의 혈압 조절 효과가 없다면 아민은 혈압을 급격히 상승시키고 그 결과 뇌일혈을 유발하게 된다. 아민이나 항우울제 단독으로는 뇌일혈을 일으킬 수 없으나 이 두 가지가 합쳐질 때엔 뇌일혈의 원인이 된다.
심장질환과 혈액의 나트륨 농도를 감소시키기 위해서 디지털리스(digitalis)를 복용한 사람은 아스피린을 복용할 때엔 의사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아스피린은 복용한 후 3~4시간 동안 나트륨염의 체외 분비를 50% 가량 감소시키기 때문이다.
알코올은 항히스타민제, 신경안정제, 레세프린(reserpine) 및 스코폴라민(scopolamine)과 같은 약물의 약리작용을 증가시키므로 이런 류의 약물을 복용할 때 술을 마시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 그런데 기침약이나 강장제와 같이 많은 약물 중에는 상당량의 알코올이 함유되어 있다. 이런 것은 그 약의 약리작용을 증가시키기 위한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
약물의 복합이 모두 나쁜 것은 아니다. 암을 치료할 때 약물을 복합 투여함으로써 상승효과(synergistic effect)를 얻을 수 있다. 의사들은 개별적으로 큰 효력이 없는 암 치료제를 복합 투여하여 백혈병 환자와 암환자의 생명을 연장시키는데 크게 성공한바 있다. 저항성 신장 질환도 단일 약제들로 효과가 없는 경우에 복합약제로 고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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